시시콜콜/요즘일상

하루 아침에 회사가 망한 사람의 근황

연습용365 2021. 7. 24. 15:1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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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1년 5월 20일 3년간 다닌 회사가 코로나로 인해 망하고 바로 당일날 잘렸다. 시발.. 좀 미리 말하지..

그래! 오히려 잘 됐어. 면허도 따고 새로운 기술을 배워서 취업을 해야겠어! 현란하게 굴곡진 적도 없었다. 태어난 순간부터 내리 꽂는 인생 그래프를 가진 덕분에 이딴 건 코웃음 치면서 탁 쳐낼 수 있었다. 이제 어느덧 나이도 20대 후반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젠 꿀빠는 일을 하면 경력도 없이 언제든 이렇게 길거리에 처박히겠구나 교훈을 얻었다. 그리하야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 외로운 한 마리의 늑대(?) 앙앙!


일 구하기 - 당장 나에게 필요한 것은 일이었다. 모아둔 돈은 있었지만 그건 위급한 상황에 써야하니까 지금 나는 하루라도 일을 안 하면 곤란해지는 상황이렸다. 코로나와 여름 꼴라보로 인해 몸도 마음도 나약한 나는 재택근무 알바를 찾아다녔다. 원고작성 알바 이게 꽤 짭짤하다.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원고작성방에 들어가서 구하면 됨. 키워드를 받고 그대로 써주기만하면 됨 짱쉬움. 물론 말이 되게 써야함. 그래도 쉬움. 야 너도 할 수 있어!!


원고 작성 알바? 1자에 4원씩 시작. 블로그에 올라갈 원고를 작성하는 일이다. 우리가 검색해서 보는 수많은 글들은 앙큼상큼한 블로그 주인장이 아니라 나 같이 음침한 놈이 밝은 척 애를 쓰며 썼을 가능성이 있다. 회사에서 잘 한다고 1자당 5원으로 올려줬다. 보통 1000자 단위로 쓴다. 천원이 오른셈이다.

회사마다 금액은 다르고 글 퀄리티에 따라서 또 다름 나 같은 경우 처음엔 카테고리 없이 블로그 글만 작성하다가 지금은 자동차 관련 인터넷 기사까지 작성하고 있다. 돈을 벌 수 있는 건 감사하지만 이런 식으로 비전문가들도 뉴스 작성을 할 수 있구나. 어쩐지 이래서 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거네 세상에 믿을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이번에도 느꼈다. 

물론 아무나 기사 작성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. 3년 동안 중고차 업체에 짱박혀 매일 차에 대한 글만 썼으니 이 정도면 준전문가 아닌가? 물론 나에게 일을 주는 나의 주인님들은 이 사실을 모르겠지만 전문지식까지 파고드는 나의 솜씨에 반해 중요한 업무를 나에게 넘겼으리라. 이런 말도 안 되는 망상에 사로잡혀 자기위로를 하고 있다.

이래서 정신적 고립이라는 게 무섭다. 밖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대화를 좀 나누어야지 이런 대단한 착각에 빠지지 않는다. 취업 전까지 돈도 벌고 학원 다니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한심이가 되지 않기 위한 자기객관화도 해줘야한다. 벌써부터 지치네 휴.


면허 따기 - 과거에 운전이 무서워 환불도 안 하고 학원에서 도망친 자 .. 또 한 번 80만원 가까운 돈을 꼴아박고 학원에 들어가게 되었다. 그때는 어렸고 돈 아까운지 모르는 시절이라서 포기가 빨랐지만 지금은 벼랑 끝에 서서 한 발 물러날 곳이 없었기에 매일 유튜브를 보며 나의 부족한 부분들을 연마했다. 과거 다녔던 학원은 강사가 개불친절 해서 돈내고 존나 혼나기만 했는데 이번에 간 곳은 모든 강사님이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긴장을 풀고 수업을 잘 받을 수 있었다. 아 땡큐!!!

필기 90점, 기능시험 100점, 도로주행 한 번에 통과!! 2종 보통 3주도 안 돼서 딸 수 있었긔! 몇 번씩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는데 하 진짜 어쩌지 나 천잰가봐 심각하게 비상한 머리가 아닌가 의심해 본다. 옛날 직장 대표가 음주운전 하다가 면허취소 돼서(으휴 왜사냐) 다시 따는데 몇 번 떨어졌었다 ㅉㅉ 그걸 생각하면 면허 따고 나서 자존감도 존나 차올랐긔


국민취업지원제도 유형1 서류 접수 - 많은 일들로 인해 현재 아빠도 정신병원에 몇 달째 입원해 있는 상태고 엄마랑 내가 백수기 때문에 접수는 했는데 모르겠다.. 3년 동안 다닌 회사가 4대 보험도 없고 계약도 안 돼 있는 상태라서 인정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아무것도 없다.. 에휴 이래서 제대로 대우해주는 곳에서 일을 해야하는구나 느꼈음

무튼 좃나게 가난한 상태라서 나라의 힘을 빌리는 중.. 대한민국 사랑해요. 나 제발 붙게 해주세요.. 이거 떨어지면 2유형이라도 다시 접수를 해야한다. 일을 하면서 학원을 다닐수는 있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수업에 내 모든 걸 걸고 집중을 해야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생활비를 받아야만 한다. 

도서관 야간 무인시스템 - 이라는 걸 알게 됐다. 서류 결과 나오기 전까지 학원에 등록하기 전에 관련 서적들을 빌려서 보는 중이다. 낮에는 너무 더우니까 도서관에 내가 빌릴 책들을 최대 3권 예약해서 무인 기계에 넣어 놓을 수 있는데 저녁에 가서 꺼내오면 된다. 직장인들도 이용하기에 좋은 시스템이다! 역시 대한민국짱!! 전국 도서관에서 가능하니까 카드 신청해서 빌려 보세요~~ 직장 다닐 땐 다 사서 읽었지만 이제는 알거지니까 모든 걸 나라에 의지하고 있다.

개발자 / 프로그래머 준비 - 고등학교 얘기긴 하지만 컴퓨터전산과를 나와서 관련 없는 일들을 해왔지만 다시 돌아가려고 한다. 역시 사람은 기술이 있어야 돼. 프론트엔드 / 백엔드 뭘 할지 고민중인데 디자이너로 일할 때 박봉으로 힘들게 일했고 장사할 때도 디자인 때문에 고생을 했으니 이제는 디자인과 거리가 먼 곳으로 가고싶다. 백엔드 쪽이 관심이 더 가기도 하고.. 대놓고 내가 만들었어! 자랑은 못 하겠지만 내 손을 거쳐야 제작 할 수 있다는 게 참 매력적이다. 자랑하려고 직업을 선택하는 것도 웃기고 말이야.

무튼 뭘 선택하든 나는 풀스택이다- 라는 마인드로 준비를 해야하는 게 맞는 것 같다. 졸업한지도 언 7년이 되었으니 환경이 많이 바뀌었을텐데 파이썬도 새로 배워야하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님.. 그래도 많은 경험을 하면 잘 하리라 믿는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니까 괜히 겁부터 먹고싶진 않다. 아자아자잣 화이팅!!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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